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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대 만화원작 드라마의 특징과 성과
작성자
김성훈
작성일
2010.02.12
조회수
3440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특징적인 모습 한 가지는 대부분의 장르에서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지층이 탄탄한 작품의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는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인기 원작이 ‘멀티 유즈’되는 최근의 현상은 특히 만화에 있어서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2천대에 들어와 만화가 원작산업으로서 보여준 가능성에 있어서 두드러진 측면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와 관련, 드라마와의 공존이 눈에 띈다는 사실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여기서는 만화원작 드라마의 지난 10년간 발자취와 그것이 남긴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만화원작 드라마의 양적 증가

2천 년대에 들어와 만화원작 드라마가 보여준 특징 가운데 무엇보다 두드러진 부분은 양적 증가다. 이는 1980년 이후 20년간 제작된 만화원작 드라마의 편수보다 2000년 이후 10년간 방영된 만화원작 드라마의 수가 훨씬 많다는 사실로 입증된다.
지난 1980,90년대 제작된 만화원작 드라마 가운데 단막극을 제외한 6부작 이상의 장편은 1987년에 방영된 「퇴역전선」을 비롯해 「폴리스」(1994),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1995), 「일곱 개의 숟가락」(1996), 「미스터 Q」(1998),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1999)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2000년 이후는 「다모」(2003), 「풀 하우스」(2004), 「불량주부」(2005), 「궁」(2006), 「쩐의 전쟁」, 「키드갱」, 「위대한 캣츠비」(이상 2007), 「사랑해」, 「식객」, 「타짜」, 「비천무」, 「바람의 나라」(이상 2008), 「돌아온 일지매」, 「2009 외인구단」, 「탐나는도다」, 「열혈 장사꾼」(이상 2009) 등 열편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0년에도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대물」, 「버디」 등이 예정되어 있어서, 특히 2008년 이후 비약적으로 늘어나 한 해에도 여러 편의 만화들이 브라운관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요컨대 해를 거듭할수록 만화가 드라마로 만들어지기에 적합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2. 높은 시청률과 마니아층 양산

2천대 들어와 제작 편수가 늘어났다는 사실보다 더욱 반가운 점은 많은 만화원작 드라마들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좋은 반응’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은 시청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물론, 1990년대에 방영된 「폴리스」, 「아스팔트위의 사나이」, 「미스터 Q」 등도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안방극장에서 만화원작의 가치를 상승시켰지만, 특히 2천 년대에 들어와서는 「풀 하우스」, 「불량주부」, 「궁」, 「쩐의 전쟁」 등 해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만화원작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원작산업으로서 만화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한편, 만화원작 드라마의 경우 마니아층 형성에도 두드러진 측면을 보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다모」의 경우 다른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비해 신드롬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절대적 지지층을 형성했고, 그 여운은 팬 카페 등을 통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탐나는도다」의 경우는 종영에 대해 반대하는 시청자들이 연장방송을 위한 인터넷 서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0년 드라마화가 예정되어 있는 작품.
순서대로 「대물」,「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버디」


3. 일본만화원작 드라마의 제작

2천 년대 방영된 만화원작 드라마의 또 다른 특징적인 부분은 일본만화를 옮긴 한국드라마가 출현하게 됐다는 점이다.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이전에는 접하기 힘들었던 모습으로서 보다 다양해진 대중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다. 오카다 카즈토의 「교과서에는 없어」를 토대로 만들어진 「아이엠 샘」(2007)을 비롯해 가미오 요코의 동명원작을 드라마로 옮겨 ‘꽃남’ 열풍을 일으키며 2009년 만화원작 드라마의 인기계보를 이었던 「꽃보다 남자」 그리고 미타 노리후사의 「꼴지 동경대 가다」를 옮긴 「공부의 신」(2010)에 이르기까지 일본만화를 한국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은 계속 되고 있다. 그 외 다다 가오루의 「장난스런 키스」, 와타세 유의 「절대 그이」 등도 드라마화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출판만화의 시장 확대


만화원작 드라마가 안방에서 인기를 얻으면 그것은 다시 원작만화의 소비로 이어진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경우 니노미야 도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이후 단행본 판매부수가 급증했다는 사례가 알져진 바 있다. 이처럼 드라마의 인기가 단행본 소비로 이어지는 모습이 국내에서도 가능해진 셈이다. 일례로 「궁」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방영된 이후, 단행본 판매가 방영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바 있다. 연령, 성별 등에 있어서 폭넓은 소비층을 지녔던 지난 1980,90년대에 비해 게임, 영화 등 영상매체에 밀려 마니아 시장 형태로 바뀌고 있는 최근의 출판만화시장을 인식한다면, 이러한 사실은 드라마의 인기를 토대로 다시 만화시장의 폭을 확대시켜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10년에도 여러 만화들이 브라운관으로 옮겨질 계획이라고 한다. 박봉성의 동명원작을 드라마로 옮긴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는 3월에 방송될 것이라고 하며, 박인권의 작품을 드라마화한 「대물」 역시 지명도 높은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많은 이들에게 벌써부터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2000년 이후 최근까지 계속되는 만화원작 드라마에 관한 소식들은 그동안 만화원작 드라마가 원작산업으로서 만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장시켜왔으며, 그 확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다음 10년의 시간들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김성훈

디지털 만화규장각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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