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2009년의 일본만화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1)
- 작성자
- 이현석
- 작성일
- 2010.02.12
- 조회수
- 1611
뒤늦었지만, 이번호에서는 2009년 한해의 일본만화계를 뒤돌아보자. 간단하게 키워드를 소개하고 여기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보는 형식을 취해보겠다.
0.잡지불황
2009년 일본만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역시 출판불황 여파로 인한 만화불황이다. 2009년 일본 출판연구소[2009년 상반기 서적 잡지 분야별 동향]에 의하면2009년 상반기의 출판판매액은 9887억 엔으로 전년에 비해 4.0 감소했다(이중 서적은 2.7 감소, 잡지는 5.2가 감소했다) 특히 잡지의 하락세는 대단하다. 단적인 예로, 과거 수백만부 시장이라고 불리웠던 사진주간지 시장은 현재 60만부 정도로 거의 1/10규모로 줄어들었다. 만화도 이런 출판 불황에서 무사하지는 못하여, 고단샤의[월간 메거진 제트]나 카토카와 쇼텐의[코믹 차지] 쇼가쿠칸의[영선데이 스페셜]등이 휴간을 하였다.

휴간한 카토카와 쇼텐의[코믹 차지]
이외에도 주요만화 출판사에서도 정리해고 등으로 경영합리화를 꾀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어서, 출판만화 불황이 심각함을 잘 말해주고 있다. 다만, 이런 출판만화 불황론이 횡행은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많다. 즉, 지금의 불황은 주로 지금까지 일본만화의 포맷을 만들어오던 거대 메이저 만화 출판사가 내어놓는 만화잡지 시장의 불황이라는 것이며, 지난 1980년대의 거대한 대성장 이후에 나타나는 당연한 시장조정 과정이라는 것이다. 실재로, 일본만화 시장은 1990년대 까지 1조엔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지금은 약 5천억엔 규모로 축소되었다고 흔히들 이야기되어 진다. 그러나, 축소된 부분은 대부분 단일 잡지가 주간 600만부까지 발행되었던 만화잡지들이 차지하던 분야로서, 각 회사가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부문인 단행본 판매시장은 그렇게까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재로 2009년 발행된 슈에이샤의 만화 단행본[원피스]는 제56권의 초판발행부수가 285만부를 달성, 만화역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하였다. 
[원피스]
이외에도 시장에는 여러 건실한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단행본이 속속 출간되고 있고, 이전과는 다른 안정적인 운영을 노리는 잡지들도 신규참여를 하고 있는 편이다. 기존의 [모닝]등이 가진 성인만화지 시장을 노리고 만들었던 잡지[코믹 차지]를 포기하고 [영 에이스]를 창간한 것이나, 스퀘어 에닉스가 [간간 조커]를 속속 창간하고 있는 것에도 보이듯이 거대잡지 체제라는 중심체제가 변혁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지, 일본만화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들어섰다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1.브랜드 이미지의 재활용
다만, 잡지가 안팔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다. 일본의 만화는 박리다매 사상아래에 방대한 규모의 잡지를 팔아서 잠재적인 만화산업 인력을 창출하고 여기서 선발된 편집진과 만화 작가들을 다시 대규모로 시장에 투입하여 건실한 콘텐츠를 제작(선발)해내는 체제를 유지하여 왔다. 그리고 이렇게 마련된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만화 산업이 흔히 일본만화를 논할 때 이야기되어지는 폭과 깊이를 담보하는 기초를 제공하여 주었다. 오늘날 문제시되는 잡지규모의 축소는 이런 일본만화 체제의 근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기 때문에, 그만치 우려의 목소리가 크고 잡지체제를 어떻든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여러 대안중 하나가, 기존의 잡지 브랜드 네임밸류를 어떻든 유지하는 창간 전략이다. 2009년에는 [월간 소년 선데이]가 쇼카쿠칸에서 창간되었고, 조금 빠르긴 하지만 주간 모닝의 이름을 빌린 [모닝 투]나 [굿! 애프터 눈], [월간 영 메거진]등도 그예이다.

[모닝 투]
즉, 시장에서 신규독자가 점점 줄어들고 잡지를 사보기보다는 단행본을 바로 사보는 경향이 강해지는 지금에 있어서는 독자에게 친숙한 이미지의 이름을 빌린 자매지를 창간하여 기존 독자를 이용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택하는게 이롭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 잡지는 기존 잡지의 이름을 빌린 것 뿐으로 내용이나 잡지의 편집방침 자체는 거의 상관이 없다) 또 한가지는, 일본의 장르만화 전통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의 만화잡지들은 제각각 명쾌한 색깔을 지닌 장르만화들을 그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고 독자들도 그 장르의 만화구조와 문법을 소비하는데 익숙하여져 있다. 따라서, 독자들의 소비패턴도 “ 그잡지를 사면, 이러저러한 장르의 만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예를들면, 쇼가쿠칸의 소년 선데이는 [러브 코미디]장르가 강하며, 고단샤의 모닝은 [선이 굵은 남성적인 기획만화]가 간판이다) 이렇게 기존 잡지가 확실한 인상을 가지며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는 새로운 만화잡지가 새로운 이미지로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2.성장둔화
앞서, 출판만화 시장이 불황을 맞이하면서 디지털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재로 2008년까지 대단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일본의 디지털 만화는 주로 1) 웹 기반을 통해서 서비스되는 인터넷 만화잡지 (고단샤 [미챠오!]와 스퀘어 에닉스[간간 온라인])와 2) 휴대폰을 통해서 유통되는 디지털 만화서비스의 두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는데, 1)은 수익모델 자체를 출판이나 휴대폰 유통에 의지하고 있어서 온전한 의미에서의 디지털 만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2)번의 경우와 같은 형태가 일본 디지털 만화의 주류를 이루는 시스템으로 발전이 되어왔고, 이 시장은 2008년까지 400억엔 규모로 까지 성장하였다고 알려 져왔다. 그러나, 2009년에 들어서면서 이 시장은 정체상태에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는 (1) 주로 단편/중편으로 이뤄지는 휴대폰 만화 상품의 특성상 긴 텀으로 이뤄지는 일본 주류장르 만화에 대응하기가 어렵고, 만들어진 상품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등의 2차 이용이 어렵다는 점. (가령 애니메이션 화도 어려운 편이다. 보통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1기-12화 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단행본 3-4권 분량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2) 컨텐츠 프로바이더 – 이른바 CP의 난립으로 인한 상품검색의 어려움과 이로 인한 광고비 상승(여러 휴대폰 인터넷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해야지만 손님이 늘어난다든지 하는)이 초래하는 채산성 악화 (3) 보이즈 러브, 틴 에이지 러브, 걸즈 러브, 에로 등의 편중된 장르 중심으로 꾸려진 시장에서 보이듯이, 기존 만화상품이 커버할 수 없는 틈새시장 독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시장자체의 한계 등이 꼽혔다.
다만, 디지털 만화시장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며, 최근 들어 일본시장에서도 안정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 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과 같은 대형액정/와이파이 탑재 단말기가 대규모로 보급되어 지금의 출판만화를 휴대폰 기기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이를 통한 인터넷 전자서적 유통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은 분명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계속)
이현석
디지털 만화규장각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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