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윤태호와 이끼 ③ㅣ이끼, 만화vs영화
- 작성자
- 김은권
- 작성일
- 2010.07.24
- 조회수
- 1391
+ 만화가 윤태호를 말하다.
+ 윤태호 인터뷰
+ 이끼, 만화vs영화
+ 영화감독 강우석 인터뷰
만화 『이끼』가 1화를 연재하는 순간부터, 이 만화의 영상화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주요캐릭터들과 영화배우들과의 매칭부터, 누가 감독을 맡아야 만화 『이끼』의 묘미를 잘 살릴것인가 까지-. 만화의 인기만큼 그 관심은 뜨거웠다. 이제 영상화를 완료하고 스크린에 걸린 지금. 같지만 다른 두 작품인 『이끼』의 만화와 영화를 비교해 보았다. (편집부)
*****
원작을 기대하지 말아라! 하지만 어쨌든 재밌다.
영화 『이끼』의 런닝타임은 2시간 40여분에 이른다. 한국영화는 물론 외국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긴 런닝타임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투박하지만 촘촘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며 관객의 시선을 빼앗는 솜씨는 역시 ‘강우석’답다.

여지없는 강우석표 영화
강우석 감독이 영화 『이끼』의 연출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작만화의 팬들은 크게 반발하며 반대했다. 시원시원한 연출이 강점인 강우석 감독과 섬세한 이야기가 특징인 『이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무성했다. 강우석 감독은 이런 소리를 접할 때 마다 자신을 채찍질 하며 영화 제작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기존 영화들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섬세하게 만들려고 애 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강우석표 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체적으로 투박하고 기교가 거의 없다. 좀 더 세심하게 묘사했으면 하는 장면도 여지없이 시원하게 밀어붙여 버린다. 원작만화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명장면마저도 영화에서는 그다지 힘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영화 『이끼』는 원작만화와는 다른 개성으로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 만화 <이끼>의 초기 설정, 이장(왼쪽)과 마을 주민(오른쪽)
영화 『이끼』는 다르다
감독은 원작만화는 물론 기존의 어떤 영화와도 다른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의도는 어느 정도 달성된 듯 보인다. 영화 『이끼』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세련된 긴장과 공포는 부족하다. 대신 독특하면서도 토속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적당한 스릴러에 유머를 곁들였다. 스릴러와 유머의 조합이라니? 블랙커피에 밥을 말아 먹는 느낌이랄까? 전혀 어우러질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막상 맛을 보니 나쁘지 않다. 물론 스릴러만의 순수한 긴장감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일반 관객은 충분하게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머의 결합으로 인해 원작만화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마을 이장 천용덕이 희화화 되면서 ‘절대적 악의 화신’에서 ‘못돼 먹은 야비한 영감탱이’ 정도로 위상이 추락한 것은 아쉬운 점이지만, 그래도 배우 정재영이 표현한 영화 속 천용덕은 만화와는 다른 나름의 재미와 매력이 있다.

▲ 만화와 영화의 같지만 다른 "센서등" 장면
간결하고 선명하다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는 원작만화에 비해 아무리 런닝타임이 길다고는 해도 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량이 제한돼 있는 영화로서의 한계 역시 원작만화와 영화의 차이점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원작만화는 뒤틀리고 모호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인터넷에서 연재된 원작만화에 달려 있던 댓글 중 ‘무슨 얘긴지 이해가 안 된다. 누가 설명 좀 해 달라.’라는 댓글이 심심찮게 섞여 있을 만큼 원작만화는 정독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다층적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물론 이 점에서 매력을 느낀 열성 팬들이 많긴 하지만,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영화는 제한된 상영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만화에 비해 간결하고 선명하게 이야기를 보여주어 훨씬 이해하기 쉽다. 다만 너무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다 보니 김덕천이 실성하는 장면이라던가, 이영지가 과거의 일을 장황하게 풀어놓는 장면에서 약간 뜬금없다는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거슬릴 수준은 아니었다.

▲ 영화 <이끼>의 캐릭터들, 순서대로 류해국, 이장, 마을주민
이야기가 간결해지다 보니 필연적으로 등장인물도 상대적으로 평면화 됐다. 원작만화에서 어색한 표정과 몸짓으로 기이한 이질감을 주며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김덕천이 그냥 순박한 바보로 바뀌고, 나름의 카리스마를 자랑하던 박민욱 검사가 시원시원한 나이스가이 정도로 이미지가 약해졌다. 서늘한 악마성을 품고 있던 류목형도 그냥 기운 빠진 노인네가 돼버렸고, 특히 모호한 양면성으로 무수한 억측을 불러일으켰던 신비의 여인 이영지도 단순 투박해 진 점 등이 아쉽다.
또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인 창고 필라멘트 씬과 거기에 따르는 소름 씬이 아예 사라져 버린 점이다. 런닝타임의 한계 상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었겠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장면이기에 다른 무엇보다 아쉬움이 크다.

▲ 영화에서는 사라진 만화 <이끼>의 창고 필라멘트 씬
어쨌든 재미있다
영화 말미 류해국 오랜만에 박민욱과 통화하는 장면도 약간 난감하다. 티격태격 하던 두 파트너가 큰 사건을 해결하고 시원하게 화해하며 서로 ‘역시 넌 멋진 녀석이야!’라고 해주는, 전형적인 버디무비 같은 엔딩장면에서 왠지 모르게 투캅스의 잔상이 보인다. 영화는 그렇게 끝나는 듯 하다가 마지막 반전을 보여주며 나름 서늘하게 마무리 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아! 맞다! 이거 스릴러 영화였지!’하고 재확인을 하라는 것처럼 말이다.
흔히 표현하는 ‘아주 쎈’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독특하다. 원작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원작과 달라야 한다는 말처럼 이 영화는 원작과 확실히 다른 재미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강우석 영화답게 대중적이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원작만화의 닮은꼴이 아닌 강우석식 영화를 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김은권
디지털 만화규장각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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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 2010.07.25 21:35
- http://pennyway.net/1462
- 먼저 이 점부터 분명히 밝혀야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는게 사실이다. 그를 충무로의 흥행메이커로 만들어준 [투캅스]가 프랑스의 빅 히트작 [마이 뉴 파트너]를 노골적으로 베낀 작품이었음에도 '단지 참고만 했을뿐 표절은 아니'라는 ..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 2010.07.2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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